1.
그때 멀리서 쟝의 자동차의 군대식 경적이 울려왔다. 이것 역시 참모 본부에서가 아니고 아득히 먼 옛날에서 울려나오듯, 인적 끊긴 거리 저 쪽에서 희미하게 울려 나왔다. 천은 정신을 차리고 옆구리의 폭탄을 힘껏 껴안았다. 헤드라이트만 안개 속에 나타났다. 그러나 곧 포오드 차를 앞세운 그 차가 나타났다.
천에게는 자동차가 이상한 속력으로 달려오는 것 같았다. 갑자기 세대의 인력거가 길을 가로막았다. 그러자 두 대의 자동차는 속력이 줄었다. 천은 호흡을 조정하려 했다. 이미 인력거는 지나가 있었다. 포오드차도 지나갔다. 다음 차가 달려왔다. 미국식 대형자동차 측면 발판 위의 두 순경.
차가 너무나 강렬하게 압도해 왔으므로 천은 앞으로 가지 않고 그냥 그대로 머뭇거리고 있다가는 자기도 모르게 뒷걸음질칠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는 우유병을 쥐듯 폭탄을 쥐었다. 쟝의 자동차가 5미터 앞에 커다란 모습을 보였다. 천은 자기도 모를 희열을 느끼며 차를 향해 수류탄을 쥔채 달려나갔다.
몇 초 후, 천은 제 정신으로 돌아왔다. 예상했던 바와 같은 뼈가 부서지는 소리도 없었고 그것을 느끼지도 못했다. 그는 어떤 눈부신 불덩이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듯했다. 상의가 없었다. 오른손에 진흙과 피가 잔뜩 묻은 자동차 지붕 조각 하나가 쥐어져 있었다.
몇 미터 앞에 피에 젖은 어떤 덩어리 하나가 있었다. 부서진 유리가 희미한 불빝에 마지막으로 반사되고 있었다. --- 그는 더 이상 아무것도 분별할 수 없었다.
아픔을 느꼈다. 그러나 그 아픔도 곧 의식을 초월한 것이 되었다. 그는 이미 사물을 똑똑히 볼 수가 없었다. 아직도 인적이 없는 것 같았다. 경관들은 제 2의 폭탄을 두려워하고 있는 게 아닐까? 온 몸이 쑤셨다. 부분적인 아픔이 아니었다. 그에게는 이미 고통밖엔 아무것도 없었다.
사람이 다가왔다. 천은 권총을 꺼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포켓이 없다. 바지가 없다. 다리도 없다. 떨어져나가 버렸다. 또 하나의 권총이 셔어츠의 포켓 속에 있었다. 단추가 열려 있다. 그는 권총의 총신을 쥐었다. 어떻게 그렇게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권총을 바로 잡고 그는 본능적으로 안전장치를 풀었다. 그는 겨우 눈을 떴다. 모든 것이 천천히 어쩔 수 없는 힘에 의해 빙빙 돌아가고 있었다.
경찰관 한 명이 가까이 왔다. 천은 쟝이 죽었는지를 묻고 싶었다. 하지만 저 세상에서 물어봐야지. 지금 이 세상에선 쟝의 죽음 같은 건 아무래도 좋다. 경관이 힘껏 천의 옆구리를 걷어차서 그를 뒹굴게 했다. 천은 소리를 지르며 앞을 향해 총을 쏘아댔다. 걷어채인 충격으로 인한 무한한 고통이 더욱 심하게 그를 쑤셔댔다. 이대로 기절하든가 죽을 것이다.
그는 있는 힘을 다해 총구를 겨우 입 속에 넣을 수 있었다. 또 다른 경관의 맹렬한 발길이 그의 근육을 경련시켰다.
천은 무의식중에 방아쇠를 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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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횡발수발 많이 적었다가... 그냥 모두 지우고... 소설의 한 대목인 위의 글만을 남긴다.
그 이유는... 익히 알겠듯이 이 소설이 어느 한 부분들만을 떼어서 읽어도 좋은 그런 소설이 아닌 때문이다.
이 소설에는 인간에 대한, 혹은 죽음에 대한 혹은 인간의 고독에 대한 혹은 인간의 존엄에 대한 그리고... 하여튼 인간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인간에 대한 이야기가 처절하게(?) 그려져 있다.
이 겨울에 일독하길 권해본다. 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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